본문 바로가기

독서하다 한 마디/천재들의 주사위

"천재들의 주사위" -2

p. 63-68
<원문>
심한 근시로 전등 아래에서는 책을 읽을 수 없었던 피셔를 위해 수학 선생은 저녁 시간에는 책과 노트 따위를 이용하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도록 수학을 가르쳤다. 그 결과 피셔는 뛰어난 기하학적 감각을 갖게 되었다. 그의 기하학적 직관은 나중에 수리통계학 분야에서 제기된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월등한 직관 때문에 어려운 문제들이 그에게는 너무 뻔하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 때문에 그는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곤 했다.

중략...

시력이 나빠 군대를 면제 받게된 그는 1차대전 동안 여러 공립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으나, 이루 말할 수 없이 나쁜 경험만을 하게 된다. 그에게 그토록 자명한 문제들을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학생들을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나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은 알고 있다. 내가 수학시간에 매일 자는 바람에 공대생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 없는 극한과 미적분학을 독학으로 공부할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당시 극한과 미적분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동경제국대학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이 소문은 두 가지 사실을 내포한다. 하나는 그분이 대단히 노령이라는 것. 나머지 하나는 그분이 엄청난 실력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의 수업은 실력이 평범한 선생님들의 수업보다도 훨씬 더 재미가 없었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 선생님도 자기의 수업시간에 매일 잠만 자고 있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위에 뜬금없는 헛소리를 많이 하는 친구는 혹시 비상한 사고력을 가진 천재일지도 모른다.


천재들의주사위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지은이 데이비드 살스버그 (뿌리와이파리, 2003년)
상세보기
 

'독서하다 한 마디 > 천재들의 주사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재들의 주사위" -3  (1) 2011.10.23
"천재들의 주사위" -1  (0) 201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