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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다 한 마디/문명 이야기: 그리스

<문명 이야기: 그리스 문명 2-1> (1)

p. 115
그리스에 처음으로 도시국가가 생길 때, 각 나라의 건국신화에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즉,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영웅들이 세운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아테네의 건국신화는 상당히 흥미롭다.

인간의 죄악에 격노한 제우스는 홍수를 보내 인간세상을 휩쓸어 버린다. 하지만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피라는 상자 혹은 방주를 타고 파르나소스 산정에 도달해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데우칼리온의 아들은 헬렌(Hellen)인데, 모든 그리스 민족은 바로 그의 후손이기 때문에 헬레네스(Hellenes)라는 명칭이 등장하게 된다. 어쨌든 그의 후손 중 하나인 케클롭스가 아테네 여신의 도움을 받아 도시를 창설하고 그 도시를 아테네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는 몹시 낯이 익는데, 분명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전지전능하신 신의 존재와 그 신을 믿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기독교도 실상은 다른 민족의 전설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웃을 수 있는 대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하나가 아니었고 그다지 전지전능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유일하고 전지전능한 존재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유대인들이 그냥 남의 전설을 흉내만 낸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한 때 우리가 경제발전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는 "발전적 계승"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서 책을 읽다 몇 자 끄덕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