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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다 한 마디/지식의 원전

지식의 원전-2

출처: 존 캐리 편저, <지식의 원전>


p. 168 – 171

엔트로피를 위한 송시

-존 업다이크


먼 훗날, 과연 사람들이 믿어줄까?

아마도 한 1070년 정도 세월이 흐르고 나면 모르지,

우리의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

무한 우주를 가로질러서

서로 연결된 원자들을 형성하고자

단자와 양자가 서로서로 궤도를 돌 것이라는 것,

‘열 소멸’이 결국 득세할 것이란 사실,

그리고 별들은 오랫동안 그들을 태워 쇠락에 이를 것이란 사실을.


엔트로피,

너 소멸의 낙인이여,

창조에의 저주.

모든 변화는 열을 분산시켜

다시는 합칠 수 없는 것들로 흩어버린다.

매번의 식사와 각각의 미소,

잭과 질이 매번 우물까지 뜀박질 내기할 때마다

보물이 흩어지고 피어나는 흙먼지로부터

예전에 엮어낸 황금밀짚들이 떨어져 내리는구나.

밤하늘은 비잔티움의 쓰레기가 되어 불타올랐고,

새들의 고동치는 노랫소리도 언젠가 소모되고 말 비용이런가,

쏴 하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조수도

내 손을 비추이는 저 텅스텐 필라멘트도


하나의 진입로를 지었지

우주가 재상승 못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우리의 이 짧은 인생 동안

태양이 연료를 대고 달은 잠잠한 바다를 일으키며,

고속도로는 무임승차한 탄화수소로 진동을 한다.

이처럼 엄청나고 분명한

불균등을 어떻게 측량할까,

마치 거대한 쓰레기더미에서 어쩌다가 버려지게 된

보석처럼 우리의 자아를 품고 있는 이 우주의 불균등을?


아니면 어여쁜 아가 윌리엄 왕자에다 비유해 볼까,

그의 소용돌이 진 콧구멍과 순진한 파란 눈동자에

이 제국과 이 모든 땅덩이가 이미 계승되게 되어 있는.

최후의 분산은 결국 기적을 부정하고 말 것인가?

미래의 예견되는 공허는 마치 흑판 위의 교육하적 문구처럼

정신의 거친 무명천.


당신은 알고 있었나?

우리 몸이 섭취하는 것의 5분의 4는

단지 화씨 98.6도라는 체온을 지키는 데에 소모된다는 것을.

아니면 칼 바쓰가 죄수들에게 연설할 때마다

더 강한 신념을 위한 기도만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유일한 기도라고 설파한 것을?

죽음은 자연의 어디에도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새들의 정신에도 꽃들의 의식 속에도,

심지어 야생 송아지의 둔한 뇌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웃는 악어에 이르기까지,

그물 같은 숲 속에도 거대한 바다 속에도 없다.

단지 우리의 예측과 공식에서만 존재할 뿐.

우리가 간과하였던 단 하나의 별에도 에너지는 충분하다,

미친 자들이 지금까지 가정한 모든 천상에 에너지를 공급하기에.



열역학 제2법칙: ΔS ≥ 0

고립계에서 총 엔트로피(무질서도)의 변화는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엔트로피가 최대인 상태에 도달하면 모든 곳에서 온도가 균일해 에너지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완전 평형상태에 도달한다. 그런 상태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일어나지 않을 텐데, 미국의소설가인 존 업다이크는 그와 같은 가정에 큰 불만을 가졌던 것 같다. 시의 내용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표현은 무척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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