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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독후감/2012년

6일 전쟁



6일 전쟁

저자
제러미 보엔 지음
출판사
플래닛미디어 | 2010-03-3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단 6일이 중동 지도를 바꾸어놓다!1967년 6월, 아슬아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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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6일 전쟁은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에게 둘러 싸인 불리한 상황을 기적처럼 극복하고 불과 6일이라는 단시일 내에 승리를 이끌어낸 전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당황스럽게도 절대로 아랍이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어설프게 이스라엘에게 공격할 구실을 만들어 주었다가 낭패를 당한 전쟁이다.

중동의 권력자들은 권력의 기반이 대단히 취약했다. 그런 그들에게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이스라엘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이 정권유지에 유리했던 것 같다. 전쟁이 정치의 연장이기는 하지만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절대 정치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법이다.

수적으로는 훨씬 우월했던 아랍 진영이 조그만 나라 이스라엘도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이 형편없이 약해진 이유는 권력자들이 군대를 국가안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권안보를 위한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더불어 아랍 진영조차 이스라엘이라는 적을 앞에 두고 서로 분열되어 있었으니 동서고금의 어떤 전훈을 보더라도 아랍의 승리를 점칠 수는 없는 상태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스라엘군 내에서도 정예부대와 예비군의 수준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이스라엘 공수부대는 엄격한 군기를 유지했기 때문에 일체 약탈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점령지의 방어를 예비군에게 넘겨주는 순간 이들 예비군들은 가족까지 불러모아 약탈행위에 몰두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예비군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심각하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아랍의 취약점 못지 않게 이스라엘의 자만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전쟁으로 확보한 땅을 영원히 소유하고자 그곳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난민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 따위의 저항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이스라엘은  6일 전쟁이 끝나고 5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에 승리한 자에게는 점령한 지역의 주민을 포용해서 그 땅헤 함께 살거나 아니면 아예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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