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하다 한 마디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단상)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저자
라우로 마르티네스 지음
출판사
푸른역사 | 2008-04-29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15세기 말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뒤흔든 하나의 살인사건!...
가격비교

p. 355

의회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말하기가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다. 시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잃었다. 재판은 권력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으며 판결을 사고파는 일도 많다. 관직은 권력자의 추종자들로 채워진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마치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보는 듯 하다. 이어지는 문장을 보자.


로렌초는 자기 영향력으로 팔인회를 움직여 뻔뻔스로운 범법자들을 감옥에서 풀어준 일까지 있다. 세금은 권력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매겨진다.


여기서 우리는 이 이야기가 15세기 피렌체를 지배했던 메디치 가문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과 너무나 똑같은 당시의 모습에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알리마노 리누치(1426~1499)가 쓴 <자유에 관한 대화>에서 발췌된 것이다. 자유의 찬미자인 시인 엘레우테리우스가 피렌체를 떠나 시골의 검소한 농장에 은거하자 가까운 친구인 알리테우스(진실을 말하는 자)와 미크로톡수스(문제를 푸는 자)가 그를 방문해 하룻밤 동안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알리테우스의 입을 빌어 말한 이 내용은 저자인 알리마노 리누치의 감정이 이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우리도 정변이 아니면 정치를 개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