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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독후감/2013년

해군을 위한 또 하나의 고민거리

 


잠수함 세계

저자
문근식 지음
출판사
플래닛미디어 | 2013-10-1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잠수정부터 디젤 잠수함, AIP 잠수함, 원자력 잠수함까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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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이라는 이름은 사실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잠수가 가능한 배와 항상 잠수해 있는 배가 그것이다. 원자력 잠수함이 등장하기 전까지 잠수함은 잠수가 가능한 배를 의미했다. 한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가경제가 바다를 통한 해외교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해군전력을 건설하는 데 소홀했으며 해군에 대한 국가적인 이해도 부족했다. 그래서 잠수함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무기체계라는 사실은 여기저기 들은 이야기를 통해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최근 실제로 잠수함을 운용해 보고서야 비로소 그 가능성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예비역이 된 문근식 대령의 "잠수함의 세계"는 바로 그런 절감을 바탕으로 전반적으로 해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한민국에 잠수함이라는 특정 무기체계를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서 들려준다. 남의 경험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콩으로 메주를 쑤는 당연한 사실조차 흥미롭다. 하나의 새로운 무기체계가 도입되기 위해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이렇게 조목조목 설명해 주어야 지금부터 해군력을 건설해야 미래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납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따로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일본이 당장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언질을 주었다. 일본에 대해 거의 알레르기에 가까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일테니 저자는 제대로 된 심리전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고 현재 해군에서 검토 중이라는 3만 톤급 항공모함보다는 원자력 잠수함의 도입이 더 시급하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원자력 잠수함은 엔진이 바뀐 잠수함이기에 기존의 인원을 많이 활용할 수 있지만, 항공모함은 새롭게 훈련시키야 할 인원이 대단히 많을 뿐만 아니라 어정쩡한 크기로는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은 존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력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한다고 했을 때 과연 주변 국가 심지어 우방들까지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저자의 희망이 실현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일단은 이번 기회에 원자력 잠수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